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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자료 검도와 자세

2008.07.23 12:55

솔나무 조회 수:2538

1. 시작의 말


검도에 있어서 기술의 가장 기본은 자세(겨눔세)이다.
검도 기술의 습득은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또한 자세는 그
사람의 수련의 결정(結晶)이기도 하다. 몸에 익은 기술, 공격적인 의지, 검풍(劍風)
에 따라 자세는 변화하며, 기술의 향상에 의해서 자세도 성장해간다. 반대로 자세를
공부함에 따라 기술도 달라진다.
일본의 검도 10단이자 범사인 모치다 모리지(持田盛二)는 "기(技)란 곧 자세이다."
라고 갈파했다.
검리에 합당하고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자연체'의 겨눔 자세를 추구하는 일은
기술 증진의 열쇠이자 자신의 검도를 살펴서 바로 잡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2. 중단의 중요성


검도에는 예부터 전해오는 '오행의 겨눔세'가 있다. 천·지·인(상단·중단·하단)
은 상고시대에 이미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중세에 이르러 음·양(허리
칼·어깨칼)이 추가되어 다섯가지 겨눔세가 확립되었다고 한다.
예전의 각 유파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발전시키거나 혹은 독자적으로 고안한 자세
를 추구하였다.
현대검도에서 실제적으로 볼 수 있는 겨눔세는 중단과 상단이다. 그외의 겨눔세들
은 물론 상단마저도 없어지려고 하는 추세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만, 어찌되었든 공
격과 방어 그 어느 쪽에도 기본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겨눔세가 '중단'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미야모도 무사시는 그의 저서 '오륜서'에서 "자세의 극치는 중단세이다. 중단이야
말로 겨눔세의 기본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옛날이나 지금이나 중단세로부터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검술 수업의 근본
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서는 바로 이 중단세를 중심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검도에 있어서 '자연체'를 가장 체득하기 쉬운 겨눔세는 두말할 나위 없이 중단세
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듣는 '자연체'라는 말은 '검도의 본' 해설서에도 이미 쓰여
져 있는 바 있으며, 현재에도 많은 검도 지도자들이 "자연체로서" 혹은 "자연스럽게
겨눔세를 취하라"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를 어떻게 해야만 자연체가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또 지도한다는 것
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승부가 걸려 있는 시합중에 '자연체'를 유지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겨눔세를 취했다"라는 말의 뜻을 깊이 생각해보면 '자연체'와 '겨눔세를 취한다'
라는 것은 애초부터 모순인지 모른다.
같은 중단세라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며, 체형이나 기술에 따라서, 혹은 상대를 대
했을 때에 상대의 개성, 공격에 따라, 또한 시합의 흐름 중에서도 겨눔세는 변화한
다.
강한 검사(劍士), 훌륭한 기량을 가진 검사는 겨눔세만으로도 위압감을 보인다. 강
한 검사의 겨눔세를 흉내낸다고 해서 똑같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만, 겨눔세를 연구하는 자체로서 자신의 기술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자기 나름대
로의 '자연체의 겨눔세'를 체득하는 것이 곧 검도 수련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
다.


3. 정(靜)에서 동(動)으로의 전환을 위하여
―교사 8단 후루다(古田) 씨의 자세 연구―



(1) "허리로 쳐라"와 자세의 연관성

메이지무라검도대회에서 우승경력을 가지고 있는 후루다 8단. 시합의 움직임 중에
서도 흐뜨러지지 않는 겨눔세. 타격시 똑바른 자세가 보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정(靜)에서 동(動)으로의 전환'을 현재 자신의 수련 과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검도는 유효타격부위를 서로 타격하는 경기이므로 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
은 당연합니다만, 자신이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에도 비쳐지
게 마련입니다. 나 역시 색(色)이랄까, 냄새와 같은 것을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뭔
지는 모르지만 상대가 '온다'라는 것을 알 때가 있습니다. 상대가 움직이면 타격의
기회가 생기게 되므로 그렇게 생각되는 순간 기술을 발휘하면 좋은데, 실제에서는
과연 그 순간에 기술을 발휘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정신적·신체적으로 그
러한 허점이 보이면 언제든지 치고 나갈 수 있는 만반의 태세―그것을 갖추는 것이
바로 '겨눔 자세'가 아닐까요. 그것은 곧 '선공(先攻)을 취한다'하는 말과 일맥상통하
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겨눔 자세는 그 사람의 기술의 일부분이며, 그 사람의 검도관을 반영하고 있다.
후루다 씨의 겨눔세도 후루다 씨가 이상(理想)으로 삼고 있는 타격을 추구하는 과
정 속에서 생겨났다.
칼은 잡아당기면서 베지만, 검도는 뛰어들면서 친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치고
자 하는 의식이 작용한다든지, 때리려는 마음이 앞선다든지 하게 되어 상체가 앞으
로 쏠리게 된다. 그렇지 않고 이상적인 타격을 행하기 위해서는 '허리로 치는' 일이
중요하다, 라고 후루다 씨는 강조한다. 몸을 움직이되, 아래쪽이 중심이 되어 움직
여야 한다는 것이다.

"허리로 치기 위해서는 배꼽 밑 단전에 기(氣)를 모를 것. 그러나 손목이 너무 올
라가 있으면 허리로 칠 수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연구해 나가면 검도의 모든 것이
연관되어 검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겨눔 자세의 기본으로, 왼주먹을 배
꼽 밑에 한주먹쯤 떼고, 검선(劍先=칼끝)을 상대의 목에 붙인다, 라고 가르치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것을 알게 되기까
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요."

중고등학교 시절이 바로 전후(戰後)의 검도 공백기에 해당되었던 후루다 씨는 당
시 농구나 야구를 즐겼고, 지금도 텔레비전으로 많은 다른 스포츠를 관전한다. 참고
가 되는 것도 많다. 검도는 다른 스포츠하고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긍정하면서도
지도함에 있어서는 운동생리학적인 지식을 도입하여 배우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
록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2) '겨눔자세를 취하는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의 경지

후루다 씨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조선에서 생활하였으며, 소학교 시절 2년 정도 검
도를 익혔다. 6년간의 공백기간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시청에 들어가면서 검
도를 다시 시작하였다.
요도바시서(署=현재의 신주쿠 서)에 배속되어 경시청 관내의 서 대항 시합에서
우승한 일도 있지만, 검도특별훈련원(검도전문선수)으로서가 아니라 일반경찰로 근
무하였다. 이후 다시 야마구치로 돌아와 현경(縣警)의 검도특별훈련원으로서 선수
생활을 10년간 하였다.
그 사이에 주고쿠 관구경찰대회에서 6회 우승, 전일본선수권대회에도 6회 출장하
였다. 선수에서 물러난 후에는 일반 경찰관으로서 직무에 충실하는 한편 검도도 계
속하였다.
결과가 요구되어 승리하는 일이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선수 시대와 현재와
는 검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당시에는 치는 것이 가볍다, 발폭이 넓다, 등등의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빨리
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앞섰던가 봅니다. 더욱이 시합에라도 나가면 지고 싶지 않
다, 라는 생각이 덧붙여져 발폭이 더욱 넓어지고 맙니다. 또한 지금도 젊은 선수들
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복싱의 자세마냥 리듬에 맞춰 죽도를 움직이
고 있었지요."

현재에 이르기까지에는, "생각대로 타격되지 않는다. 자세가 나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수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왔다. 선수에서 은퇴할 무렵 7단 심사
에 응하게 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일체 시합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시합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바라고 있는 검도
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세는 자신이 볼 수 없다.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생각할 수는 있지만, 상
대를 대했을 때와의 자세(겨눔세)하고는 다른 부분도 있다. 최근에는 비디오의 덕분
으로 자신의 자세를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예를 들어 자기의 왼주먹의 위치가 어
디에 있는가 알아보기 위하여 배꼽에 연필을 고정시켜 확인해보기도 하였다고 한
다.
시합이 중심을 이루었던 시절에 비하면 많은 결점을 극복해냈지만, 현재에도 자세
가 변하는 경우가 느껴질 때가 있다, 라고 후루다 씨는 고백하고 있다.

"그것이 검도의 오묘한 깊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지나치게 죽도라든가,
겨눔 자세에 대해 구애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야모도 무사시가 말하는 '유구무구(有構無構)', 혹은 야마오카 뎃슈의 '무검(無
劍)'의 경지에 근접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4. 이상적인 중단세를 추구한다
―교사 7단 마쓰다(松田) 씨의 자세 연구―


(1) 자연스런 겨눔 자세

마쓰다 씨가 검도를 시작한 것은 소학교 저학년 시절로 부친인 유기치(勇吉:교사
8단) 씨의 영향이 매우 컸다고 한다. 그후 나라(奈良)시의 중학교에서 오사카에 있
는 기요가제(淸風) 고등학교로 진학했으며, 대학은 당시 400명 가까운 검도부원이
있는 국사관(國士館)대학에 진학했다.
검도 전문가를 목표로 한 마쓰다 씨는 기술적인 지도 외에 검도 본연의 자세라든
가 정신적인 분야에서의 가르침을 어릴 적부터 아버지 유기치 씨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검도에 관한 얘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전쟁 전
의 여러 선생님들 얘기를 아버지로부터 자주 들음으로써 지금의 나의 검도관이라는
것이 확립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검도에는 옛날부터 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한이 없겠지만, 중단세에 관해서는, 오랜 검도 역사 속에
서 가장 합리적인 겨눔세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공격과 방어에 가장 알맞
은, 공방일치의 겨눔세가 바로 중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어떠한 기술에도 변
화할 수 있는 것이 중단세의 특징입니다."

검선(劍先)을 상대의 중심에 대고 미동도 하지 않는 마쓰다 씨의 겨눔 자세는 숙
련자다운 중단세라고 고단자들로부터도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마쓰다 씨 자신도
겨눔 자세에 대해서 대단히 신경쓰고 있다고 고백한다.

" 최근 느끼고 있는 것은, 이것이 아직 완전히 나의 것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만, 자연스런 겨눔 자세가 될 수 있도록
늘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교토에서 고단자 대회를 참관해보니, 그분들의 자세에
서만도 풍격(風格)이나 기품 같은 것이 드러나보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억지로 만들
어진 자세와 자연스러운 자세는 그 겉모양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겨눔 자세와 호흡의 관계를 보게 되면, 연습중에 숨이 흐트러지면 기(氣)도 위로 떠
올려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왼손의 위치도 무너지게 됩니다. 여러 선생님들과 대
련연습을 많이 해보는 일이 겨눔 자세를 이루는데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
각합니다. 대학시절 많은 선생님들에게서 죽도 쥐는 요령에 대하여 손가락 하나하
나까지 지도받을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만, 이때도 상체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
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상체에 힘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기분이 들떠 있는 증거
로서, 그것이 아무리 좋은 형태라 하더라도 역시 부자연스러운 자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검도에는 변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겨눔 자세는 그 사람의 연령이나 검풍(劍風), 또는 검도 전체에 대한 의식 등에
의해 미묘하게 변화된다.
후쿠오카현에서 개최된 제38회 전일본 동서대항전에 출전한 마쓰다 씨는 당시로
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만족스러운 시합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겨눔 자세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된 최근에는, "그 시합 내용은 평가할 만한 가치가 없다."라고 생각
하게 되었다.

"그 시합도 그러했지만, 당시엔 최고라고 생각했어도 수련을 계속하게 됨으로써
역시 반성하게 될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겨눔세도 마찬가지로, 옛날에는 좋았다고
생각되는 겨눔세도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고자 할 때는 그 겨눔세
는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신장 170cm의 마쓰다 씨는 상대의 목 중심에서부터 왼쪽 눈 방향으로 검선(劍先)
을 들이대고 왼주먹은 엄지손가락의 두번째 관절이 배꼽의 위치에 오도록 하고 있
다. 또 배꼽과 왼손 사이에는 주먹 하나 정도의 여유를 주고 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전통적인 중단세를 고수하는 것 같지만, '중단이야말로 장
구한 검도 역사가 만들어낸 공방일치의 겨눔 자세이며, 그것을 실천해 수련생을 지
도해 나가는 것이 검도 전문가로서의 사명이라고 마쓰다 씨는 절감하고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최근 검도를 배우는 사람들, 특히 고교생들의 시합을 보면, 이와 같은 합
리적인 자세가 아니라 아류(我流)에 가까운 자세로 변해져 있지 않나 하는 착각조
차 느껴질 정도입니다. 때문에 기술이 한정되어 있다든가, 왼쪽 주먹을 이마까지 올
려서 죽도 안쪽 부위로 타격부위 전부를 방어하는 자세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 자신 계속 수련하는 신분으로서 내가 전부 올바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과 같은 상황으로서는 어떻게 변해버리고 말지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나를
포함하여 전후(戰後) 태생의 지도자가 전전(戰前)의 여러 선생님들의 수업 방법을
공부하여 조금이라도 그것에 접근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차세대에게 올바른
검도를 전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검도는 타이밍의 포착 여하로 점수를 뺏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검도의 진
정한 의의와 시합의 본뜻을 선수 자신은 물론 그 선수를 가르친 지도자가 잊고 있
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 마쓰다 씨의 염려이자 견해이다.
일찍이 마쓰다 씨는 학생시절, 운동시간보다 일찍 도장에 나가 거울 앞에서 죽도
나 목검을 들고 여러 각도에서 겨눔 자세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
로써 얻은 것은, "겨눔 자세가 흐트러지면 기검체일치의 타격이 나올 수 없다"라는
것이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래 전부터 계승되어오는 공방일치의 중단세에
마쓰다 씨는 새삼스럽게 집착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5. 천지(天地)의 기(氣)와 통하는 자연의 겨눔 자세
―연사 6단 나카야마 쇼후 씨의 자세론―


현대검도에 있어서 겨눔 자세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현재 일반적으로 가르치고
행하는 겨눔세가 무도의 요소가 희박해져가고 있는 경향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미에(三重)현의 구와나(桑名) 시민병원 부원장이며, 검도 연사 6단인 나카야
마 쇼후(中山尙夫) 씨는 현대검도에 의문을 품고, 나카야마 하쿠도(中山博道)·다카
노 사사부로(高野佐三郞) 등을 비롯하여 과거의 검도가들이 남긴 가르침을 독자적
으로 연구, 무도로서의 검도를 재확인하여 후학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
다. 다음은 나카야마 쇼후 씨의 말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1) 옛것을 익힌다

'계고(稽古)'란 말은 옛것(古)을 헤아린다(稽), 라는 뜻입니다. (역자 주 : 계고는
오늘날의 '연습'이라는 말과 혼용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연습하고는 뜻이 조금
다릅니다.) 옛사람들이 남겨놓은 가르침을 되새겨 생각하고, 배우고, 익히니 이처럼
즐거운 일은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무도에는 긴 역사가 있습니다. 긴 세월 동안
에 옛사람들이 이루어낸 지혜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나 자신, 보다 더 검도 수업(稽古)에 유용했던 것은 혼자 하는 연습(稽古), 그리고
형(形=검도의 본을 말함)의 연습(稽古)이었습니다.
최근 여러 다른 사람들의 '검도의 본(本)' 뿐만 아니라 다카노 사사부로, 나카야마
하쿠도 두 범사 선생의 '검도의 본'을 비디오를 통해 보게 되는 일이 가능해졌습니
다. '신품(神品)'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이 검도형이야말로 검도의 모든 겨눔 자세,
발놀림, 기술의 오묘함이 숨겨져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나카야마 하쿠도, 다카노 사사부로의 검도형에는 고류(古流)가 살아 숨쉬고 있다
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그 훌륭한 것을 전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검도에서 무도의 요소가 없어지게 된다는 위기감이 나에게는 있습니다.
나는 이 비디오를 수백 번 반복해서 보고, 배우고, 반추해서 선도·후도 10회씩
총 20회를 수년 동안 매일 빠짐없이 연습해오고 있습니다.
나카야마 하쿠도는 첫째로 "발을 배워라", 둘째로 "허리를 배워라",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발로 쳐라', '허리로 쳐라' 라는 것을 가르치고, 또 그대로 실천
하였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연속기술이라든가, 손기술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허리로 쳐라."
이 말은 배꼽 밑 단전에 기를 불어넣어서 치라는 뜻입니다.

(2) 중국 권법의 가르침에서 검도를 배운다

중국 권법의 가르침을 소개하겠습니다. 중국에는 태극권 등 여러 가지 권법이 있
는데, 이러한 것들이야말로 진정한 무술의 진수라 할 수 있습니다. 긴 무도의 역사
속에서 생성되어온 이 가르침 속에 무도의 깊은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 검
도에서도 통하는 것들입니다. 잘 이해하여 검도에 도입하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검도를 보면 고단자라 하더라도 상체에 힘이 들어가 있는 사람이 많이 있
습니다. 다음에 열거하는 항목 중, '함흉발배(涵胸拔背)' '침견(沈肩)'이라고 하는 것
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빠지기 쉬운 오류입니다만, 가슴을 펴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함흉발배'가 가장 잘 되어 있는 사람은 아마도 나카야마 하쿠도일 것입니다. 사진
을 보면, 실로 유연하지만 가슴을 펴는 일이 없고, 등이 고양이 등처럼 생각될 정도
이지만 결코 고양이 등은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함흉발배의 상태입니다.
나 자신 6단으로 승단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함흉발배' '침견', 혹은 '전신송개(全
身 開)'라는 것을 배운 바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나에게 지적해주신 분은 오사카의 요코야마 데쓰나리(橫山鐵也:범사 8단)
선생님이었습니다. 연습 중에 요코야마 선생님이 뒤에서 보고 있다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라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깨를 내리니 동작을 하기가 매우
편해졌습니다.
그후 신도무념류(神道無念流)에서 "약간 반신으로 겨눔 자세를 취한다"를 배웠습
니다. 오른쪽 어깨를 약간 앞으로 내미는 듯한 기분으로 겨눔세를 취합니다. 오른손
이 앞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이치에 합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침견'으
로 어깨에 힘을 빼고 똑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하면 거북한 겨눔세가 되어버립니다.
손잡이 길이도 크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려중정(尾閭中正)'에서도, 이 '약간 반신'이라고 하는 겨눔 자세에서도 정확한
중심은 한 점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어긋나도 어딘가에 힘이 들어갑니다. 팽이의 중
심과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균형이 잡히질 않습니다. 이것을 이루기 위한
열쇠는 단전에 있습니다.

(3) 올바른 자세에서 완전한 기술이 나온다

예부터 일러오는 "배꼽 밑 단전에 기를 모은다"라는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전
에 힘을 집중시켜 가라앉힌 후 그것을 다시 고루 전신으로 순환시킵니다.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는 "하늘의 기와 땅의 기를 결합하는 것이 단전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겨눔 자세를 취할 때는 천중(天中:頭頂部))이 하늘과 통하고, 미려(尾閭:등
마루뼈 끝)가 대지를 뚫는, 그러한 큰 마음으로 취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모든 것을
품을 듯한 넉넉한 자세, 이것이 참다운 겨눔 자세입니다. 그저 상대를 이기고자 한
다든가 상대를 위협하고자 하는 기분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천지의 기와 통한다는 것은 라디오가 정확하게 전파를 잡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때 안테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단전입니다.
인간의 몸에는 기혈이 돌고 있습니다. 올바른 자세가 아니면 그 순환이 나쁘게 됩
니다. 그것이 병으로 이어집니다. 몸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면 어딘가의 내장에 부
담이 가게 됩니다. 바른 자세가 취해졌을 때가 가장 건강한 것입니다. 그 올바른 자
세를 배우는 것이 무도이며, 검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자세는 의학적으로
보아 가장 건강한 자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에는 서양의 의학으로서는 전연 증명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락(經絡:기가 돌고 있는 길)이라는 것도 오랜 역사 속에서 경험으로 알
게 된 것일 뿐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양의학에서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양의
학의 한계가 있습니다. 동양의학 같은 경험의학에서는 한계가 없습니다. 물론 단전
이라는 것도 신체를 절개한다고 해서 거기에 무엇인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
의 입장으로서는 태아가 바로 배꼽 밑 단전의 위치에 머물러서 성장하여 사람의 형
체로 되어진다고 하는 사실에 대단히 흥미가 쏠립니다.
이것은 여담입니다만, 여성 쪽이 배가 안정되어 있다는 소리도 단전을 의식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올바른 겨눔 자세는 상대를 포용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상대방을 기로 제
압해서 "항복입니다"라고 말하게 하면 칼로 승부를 가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이
참된 승리입니다.
범사 10단 모치다 모리지는 어전시합에서 우승한 마쓰다 마쓰케(增田眞助) 선생
에게 "기(技)란 곧 자세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올바른 겨눔 자세가 이루어지면 기술도 완전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떠한
공격을 당해도 자연히 대응할 수 있고, 자연히 반격하여 타격할 수 있게 됩니다. 상
대방이 이렇게 공격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대응한다, 라는 수준과는 다른 차원입니
다.

(4) 손매무새의 비결은 중지(中指)에 있다

손매무새(역자 주 : 일본어로는 '手の內'라고 쓰며 '데노우치'라고 읽는다. 직역하
면 '손의 안'이고, 의역하면 '손바닥 작용', 혹은 '손바닥 조작'일테지만 어쩐지 우리
말로는 어색하여 여기서는 '손매무새'로 번역하였다. 그 의미는 죽도를 조작하는 손
바닥의 작용이라는 뜻이다. 죽도를 쥐는 방법이라는 뜻도 포함할 수 있다. 이후 '손
매무새'라는 말은 '데노우치'를 의미한다)의 비결은 가운데손가락(중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이지시대부터 소화에 걸쳐서 혹독한 검술 수련을 쌓아 검리를 터득한 검도인이
자 명저 {일본검도사}를 저술한 바 있는 야마다 지로기치(山田次郞吉)는 "궁극적으
로 칼은 양손의 중지로 쥔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어깨, 팔꿈치를 거쳐 손목, 손가락, 그리고 칼끝으로까지 효
과적인 힘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손목 안쪽의 가운데 힘줄의 연장선상에 죽도를 쥔
손바닥의 중심이 와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가운데 힘줄의 연장선상인 가운데손가락이 닿아 있는 손바닥 안쪽이라면 팔의 움
직임을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검, 또는 죽도에 전달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검도를 가르칠 때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죽도를 쥐도록 지도하고 있
습니다. 그러나 새끼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면 팔 앞쪽 근육에 힘이 들어가므로 어깨
로 들어올리는 것과 같은 타격법이 나오기 쉽습니다. 타격 순간에만 새끼손가락을
조이면 됩니다.
'들어올리고' '내려치는' 동작중에는, 과장해서 말하면, 가운데손가락을 중심으로
해서 죽도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만 쥐고 있으면 됩니다. 그러다가 타격 순간 손바
닥을 조이는 듯이 합니다. 그 요령은 물에 젖은 수건을 짜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왼손은 반드시 새끼손가락을 손잡이 끝에서 떼든지 반 정도만 걸쳐두도록 하십시
오. 이렇게 하는 것이 가운데손가락이 팔의 가운데 힘줄의 연장선상에 오게 하는
것이며, 이래야만 손바닥의 작용이 생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고마가와 가이싱류에서는 "새끼손가락은 물론 약지도 떼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구로다 뎃산 씨가 저술한 {검술정의}라는 책에서 구로다 씨의 형을 보니
까 분명히 가운데손가락을 중심으로 해서 칼을 조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구사할 수 없는 기술이 있습니다. 고마가와 가이싱류는 하나의 암시가 된다
고 생각합니다.
신도무념류나 중서파 일도류에서는 새끼손가락을 반 정도 손잡이 끝에서 떼고 있
습니다. 야마다 지로기치 선생과 구로다 뎃산 씨가 저술한 책을 보고 나는 눈이 뜨
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5) 무근(拇根)의 작용을 살린다

팔의 가운데 힘줄(中筋)의 연장선상에 가운데손가락을 갖다놓음으로써 엄지손가
락의 무근이 손잡이를 누르게 됩니다. '무근'이란 엄지손가락에 붙은 안쪽 부분의
뼈가 튀어나온 부분을 말합니다. 검도에서는 어느 누구도 무근의 중요성을 언급하
지 않습니다만, 궁도(弓道)의 세계에서는 이 무근의 역할의 중요성이 매우 잘 인식
되어져 있습니다.
무근이 손잡이를 누르는 듯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손매무새가 견실하게 안정되어
집니다. 엄지손가락의 바닥을 죽도 편으로 향하게 해서(손톱이 우측으로 향하게 합
니다) 쥔다면, 누군가가 힘을 들여 손가락을 펴려고 할 때 관절이 구부러진 반대 방
향으로 움직이게 되므로 엄지손가락은 간단하게 벗겨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엄지손가락의 손톱이 죽도 끝을 향하고 엄지손가락의 안쪽(엄지손가락의
바닥 쪽이 아니라 집게손가락 쪽)으로 죽도를 누르는 듯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 손
가락을 벗기려 하더라도 관절이 구부러진 방향과는 수직된 방향이 되므로 간단하게
벗겨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무근의 효과입니다. 왼손, 오른손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손매무새가 몸에 익숙해지면 몇시간 연습을 하더라도 지치는 일이 없습니
다. 손목이 부상을 당하게 되는 것은 연습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라, 손매무
새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6) 우주의 기(氣)를 배우는 웅대한 검도

발동작에 있어서도 현대에는 밀어걷기 밖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옛날 가르침 안
에는 실로 많은 발동작이 있습니다만, 그것에 대하여는 다음의 기회로 미루겠습니
다.
검의 길에 뜻을 둔 사람은 현대검도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진리를 고래로부터의
가르침 속에서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
다. 움직임에 있어서도 현대검도는 앞뒤의 움직임뿐입니다만, 검도는 좁은 다리 위
에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간은 앞뒤 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넓게 퍼져 있기 때
문에 천지의 기(氣)를 받아들여서 전후좌우로 자유자재 움직이는 검도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카쿠라 선생의 검도에 마음이 끌린 것은 선생이 나카야마 하
쿠도의 가르침의 계승하여 그러한 좌우의 움직임, 또는 '보통걷기'라고 하는 요소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류(古流)에는 많은 암시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고류라
고 할 수 있는 것이 다카노 사사부로와 나카야마 하쿠도입니다.

'이기면 된다', '점수만 따면 된다' 라는 생각은 검도가 아닙니다. 그러한 검도는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몸을 혹사하고, 발에 물집이 생기고, 발바닥이 갈라지고, 팔굽을 상하게만 할 뿐입
니다. 지금까지 기술한 바와 같은 검도를 실천하면 몸이 상하는 일은 없습니다.
나카구라 기요시 선생의 손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카야마 군, 내 손을 보시오. 어디에도 물집 하나 없질 않소."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카노 사사부로 선생의 손도 실로 부드러웠다고
합니다.
웅대한, 큰 검도를 지향한 것입니다. 그것은 자연입니다. 자연이란 무엇이냐 하면
자세도 좋고, 전신이 부드럽고, 단전에 기를 모아 다른 부분에 무리한 힘이 가지 않
으며, 유연하며, 천지 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러한 이미지입니다.
한정없이 넓은 우주의 기를 배우는 것이 무도, 검도입니다. 큰 마음을 가지고 연
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선(禪)의 경지를 검도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6. 옛검술의 자세를 통한 정교한 신체운용법
―고노 센기(甲野善紀) 씨의 이론―



무술연구회를 주재하고 독자적인 이론에 따라 검술, 거합, 장술, 체술 등을 연구하
고 있는 고노 센기 씨. 여기에 아이키도 가시마신류 등까지도 수련하고 있는 고노
씨는 고전(古傳)의 기술을 지향하던 중 큰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순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한 유파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발상과 실전 본위의 기술 체계를 갖추고 있
는 고노 씨에게 고전의 자세가 갖는 정교한 술리(術理)에 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1) 고류(古流)의 자세

{가미이스미 이세노가미 회도(繪圖)}에는 고전(古傳)의 자세가 그림으로 나타나
있다.
그 그림을 보면, 허리에서 등까지 이르는 선이 곧되, 허리를 젖히지 않은 반신의
자세이다. 양 팔굽은 쭉 뻗어서 칼을 꽉 쥐었으며, 전체적으로 약간 앞으로 굽은 듯
한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겨눔 자세는 현대검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자세야
말로 이세노가미가 칼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던 효과적인 신체 운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자세는 현대검도의 시각에서 보면 결코 이치에 합당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
나 고노 씨는 검호들의 신체 운용법 자체가 지금의 현대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랐
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들의 일상 행동으로서는 추측할 수 없는 움직임에 따라 기
술이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2) 원 움직임의 해석이 낳는 폐해

검도를 포함한 모든 무도에 있어서 상대의 공격을 무리없이 받아넘기고 즉각적으
로 공격할 수 있는 이치라 할 수 있는 원의 움직임(역자 주:엄밀히 말하면 호(弧)의
움직임), 확실하게 원(호)을 그리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일은 상대의 자세를 흐트러
뜨리는 것과도 깊은 관계가 있어 매우 합리적이며 효과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원 움직임의 실천 방법에 커다란 오류가 있다고 하는 것이 고노 씨의
주장.

"신체가 원을 그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결과인 것이며, 그것을 의식해서 움직이
는 일은 상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원래는 자신의 신체 각 부분의 직선적인 움직
임이 합성되어진 결과로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입니다."

처음부터 원을 그린다는 것을 의식하여 손발·허리를 움직이는 경우와, 손발·허
리의 각 부분을 직선적으로 움직인 결과가 원으로 되었을 경우를 비교해보면―직선
적인 운동이 빠르며, 더욱 힘차게 신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원의 움직임에 한정되는 사람은 관절에 지점(支點:받침점)을 만들어 그곳을
중심으로 회전운동을 하면서 신체를 움직인다.
예를 들면, 걸음걸이는 고관절을 받침점으로 해서 다리를 움직여 접근해 들어가
며, 타격시는 어깨를 받침점으로 해서 죽도를 내리친다.
문제는 이 고정시킨 받침점에 있다. 받침점으로 되어 있는 관절은 아무리 힘을 뺀
다 하더라도 움직임 중에는 힘이 남아 있으며, 거기에서 힘의 흐름이 멈추어버린다.
움직임도 그곳에서 일순 정지되어 (행동하는데) 부적합한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
문에 상대방에게 간파당하기가 쉽다.
그러나 신체의 어느 곳에도 받침점을 만들어놓지 않고 움직이게 되면 상대방은
순간적으로 예측이 곤란하여 공격을 방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고노 씨의 주장이
다.
또 일반적인 원(호)의 움직임은 각 부분을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여 나가는
것이므로 힘의 덧셈식으로밖에 가산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각 부분마다
개별적으로 움직여 각 방향마다에서 나와 합하여진다면 그 힘은 곱셈식, 나아가서
계승(階乘)적인 힘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각 부위의 근육 하나하나는 비록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반
적인 움직임의 몇배의 힘을 낼 수가 있다는 것이 고노 씨의 이론이다.

이러한 것을 기술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고노 씨가 "정향붕괴의 술리(井桁崩壞
의 術理=井자형 우물난간을 무너뜨림)"라 이름붙인 신체의 운용법이다.

(3) 정항붕괴(井桁崩壞)의 술리(術理)

정항붕괴란 어깨나 무릎 등의 신체 각 부분을 평행사변형의 각 점으로 보고, 그
점들을 동시에 이동시키는 것처럼 신체를 움직인다. 어디에고 고정시킨 부분이 없
으므로 힘이 머무르는 곳도, 그것을 상대가 눈치채게 하는 일도 없다.
예를 들면, 손을 서로 내밀어 밀어내기를 할 경우 어깨, 가슴, 허리를 약간 아래쪽
으로 떨어뜨리면서 발을 전진시킨다. 상대와 닿아 있는 팔은 약간 위로 향하게 하
여 힘을 준다. 그렇게 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전진하는 신체의 움직임과 위로 올
라가는 팔의 움직임의 합성력에 따라 상대는 치켜올려지는 듯한 힘을 느끼면서도
실제로는 똑바로(약간 아래쪽으로) 밀리게 되는 것이다.
상대가 되밀어올 경우, 힘의 원천인 받침점을 향하여 힘을 가한다. 상대는 무의식
적으로 받침점을 중심으로 손을 통하여 힘을 가하고 있지만, 그 받침점이 소멸되어
버리면 상대는 손을 쓸 수가 없게 되어 버린다. 아울러 합성력의 기묘한 착각에 의
하여 상대는 더이상 저항할 힘을 상실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단순한 정항붕괴이지만 어깨, 가슴, 허리(의 힘)을 빼면서 신체 전부
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전(古傳)의 자세에서 팔꿈치를 뻗고 있는 것도
어깨에서 허리까지를 내리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금까지 우리가 '요점'으로 삼아 신체를 안정시키게 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온 '허리'라는 의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허리를 요체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가지 상황에 '바람에 대응하는 버드나무'
처럼 유연하면서도 반석과도 같은 허리가 되는 것입니다. 허리가 젖혀지면 내려오
는 힘이 허리 부분에서 막혀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반면에 단전에 힘을 모으기는
쉬워집니다. 하지만, 허리가 받침점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상대에게 움직임을 쉽게
간파당하게 됩니다. 미야모두 무사시는 저서 [오륜서]에서 <등을 반드시 하고, 엉
덩이를 내밀지 말라>라고 확실하게 쓰고 있습니다."

현재 고노 씨는 겨눔 자세에서 허리의 젖힘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리고 뒷발로
정면으로 향하게 하여 고전(古傳)의 자세와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있다.
몸을 앞으로 쏠리게 하는 것은 지면을 차지 않고도 앞으로 튀어나가기 위한 것.
발을 들기만 하더라도 동시에 몸이 이동되게 하기 위한 것. 그래야 안정되고 재빠
른 움직임이 나온다는 것이다.

"20년간 허리를 젖히고 배에 힘을 넣는 것을 해왔기 때문에 허리가 기억합금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좀처럼 젖혀진 허리가 교정되지 않습니다."

고노 씨는 신체의 운용을 '정항의 술리'에 맞도록 변조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익혀
온 기술 체계를 재구축 중에 있다.


7. 아이키도와 자세
―아이키도 양신관 관장 시오다(鹽田) 씨의 자세 연구―


젊은 날의 나카쿠라 기요시(中倉淸) 범사가 개조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에
사사하고, 현재에도 그 기술을 검기(劍技)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아이키도―.
고전(古傳)의 기법을 이어받아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는 아이키도의 여러가지
기술들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보편적인 합리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한 중에서도
특히 합리적인 자세를 지도 체계의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다. 아이키도 양신관(養神
館) 관장 시오다 고조 씨에게서 얘기를 들어본다. 무도 전반에 통할 수 있는 합리적
인 자세뿐 아니라 그 자세가 지니는 철학적 측면까지 접근해간다.

(1) 자세는 곧 기술

아이키도에는 본래 겨눔자세가 없다. 그 이유로는, 겨눔자세는 상황에 대응하여
어떠한 것으로도 변화할 수 있는 것이고, 어떠한 체세(體勢)로부터도 기술을 자유자
재로 걸 수 있지 않으면 무술로서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고로 아이
키도에서는 겨눔세는 마음속에 있다고 한다. 마음자세야말로 겨눔세인 것이다.
그렇다고 하지만 그러한 단계에 이른다는 것은 하루아침에는 불가능하다. 더욱이
단계를 밟아야 하는 초심자에게는 기본적인 지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
신관에서는 아이키도의 모든 기술에 통하는 요소를 집대성하여 기본적인 자세로 삼
아 초심자들에게 지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자세의 합리성은 기술에 앞선 준비자세라는 의미를 초월하여, 바르게 자세를
취하는 것 자체가 근력에 의존하지 않고 그대로 전신의 힘을 내는 방법―즉, 발·
허리 등의 탄력을 이용하지 않는 몸의 스므스한 운행을 익숙하게 하는 것과 직접적
인 연관을 가진다. 그 하나하나의 동작 속에는 구체적인 신체의 사용법에서부터 마
음자세, 나가서는 인생에 관한 것까지 광범위한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다.
자세는 기술과 직결되며, 기술은 자세로 귀결된다. 이것은 아이키도라고 하는 하
나의 무도의 틀을 넘어서 무도 전역에 걸쳐 넓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2) 양신관의 자세

아이키도의 자세의 근본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머리부터 뒷다리까지의 신체의 중
심선을 똑바로 조절하여 그 선상에 손발·허리의 방향을 가지런히 놓는다는 것이
다.
그래서 어떠한 움직임 속에서도 중심선을 안정시켜 손과 발을 그 선상에서 벗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신체의 사용법이라는 것이다.
이 기본자세는 검도의 자세와 공통점이 많다. 원래 아이키도의 기술은 개조 우에
시바 모리헤이가 대동류 합기유술을 중심으로 한 고무도의 진수를 집대성한 것이라
고 한다. 따라서 발놀림 같은 것에서 가시마신류나 갓도리신도류 등의 움직임을 엿
볼 수가 있다. 실제 시오다 관장도 아이키도 수행시절에는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명
에 따라 가시마신도류를 수련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검도의 중단세와 비슷하다. 다만 현대검도와 다른 점은, 고류검법에
서 볼 수 있는 거와 같이, 앞발·뒷발 공히 바깥쪽으로 벌리는 것, 앞발 6할, 뒷발
4할 정도로 약간 앞발에 중심을 두는 것, 손은 손가락 끝을 펴는 것처럼 해서 벌리
는 것 등이다.
현대검도는 전진 후퇴의 동작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양발의 끝을 정면으로 향하게
한다. 이에 반하여 아이키도는 앞발을 받침점으로 하여 신체의 회전 등 원 움직임
이나 좌우로의 발놀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정(丁)' 모양으로 발을 놓는 것이 적합
하다고 한다.
뒷발이 벌려져 있는 상태는 허리가 비스듬히 틀어지기 쉽기 때문에 몸 전체가 정
면을 향하게 하려면 앞발을 바깥쪽으로 벌리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또 앞발을 벌
림으로써 엄지발가락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축으로 하여 원형으로 몸을 움
직이기가 쉽다는 이점도 있다.
상반신은 검도처럼 편안하게 하지만 뒷발부터 머리 정점까지 일직선으로 되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 이것이 중심선을 똑바르게 하는 비결이다.
앞으로 내민 손은 중심선상에 놓는다. 손가락을 펴는 것은 마음을 상대방에게 향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주먹을 쥐면 몸은 웬지 모르게 웅크러들게 된다. 펴게 되면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일게 된다. 같은 이유로 발은 반드시 앞으로 한발 내
디어 자세를 잡는다.

"손바닥을 쥐면 힘이 앞으로 쏠려 좋지 않습니다. 마치 수도꼭지를 열면 물이 한
꺼번에 쏟아지지만 잠그면 물이 멈춰지는 것과 같습니다. 손바닥에만 한정된 힘은
온전한 힘이 아닙니다. 힘은 그 흐름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체의 어느 한곳
에라도 힘이 쏠리게 되면 그곳에 힘이 멈추어져 원활한 움직임이 나오질 않게 됩니
다. 그러므로 긴장을 푼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올바른 자세를 취하게 되면 힘이 한곳으로 쏠리는 현상은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그러나 아무래도 초심자는 팔·어깨 등에 힘이 들어가기 쉽고, 팔만으로 대응하기
가 십상이다. 이것에 대하여 지도자는 직접 본인이 힘을 빼도록 지도하는 것외에
자세를 교정해줌으로써 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힘의 머묾을 없애게 해준다. 겨
눔자세의 형태를 조절해주는 것은 마음의 상태를 조절해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신체의 어느 부분엔가 힘이 들어가게 되면 힘은 그 한점에 정체되어 전신을 원
만하게 운용시키기가 어렵게 됩니다. 자세를 교정하는 것으로서 그 힘의 정체(停滯)
를 없애버리게 되면 누구든지 즐겁게 기술을 구사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후에는
자신이 그 자세를 어떻게 자기 몸에 배게 하느냐 하는 것이 자세의 향상과 직결된
다고 하겠습니다."

(3) 움직임 중에도 중심선을 지켜라

자세를 정확히 취하는 것만으로 전신의 힘을 무리없이 한곳에 집중하여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상대와 손바닥을 마주하고 온힘을 다해 밀어보게 한다. 자세가 정확하
게 중심선을 따라 안정되어 있으면 신체의 어느 곳이든 상관없이 전신으로 상대방
의 힘을 받아 멈추게 할 수 있다. 마치 상대가 미는 힘이 자신의 전신으로 분산되
어버리는 것처럼 아무런 저항도 느낄 수 없다. 자세를 유지한 채 일보 전진하면 부
드러운 상태에서도 상대를 밀어 이길 수가 있다.
그러나 자세가 무너져 어느 곳이든 중심선에서 벗어나게 되면 순식간에 팔·어
깨·허리 등이 힘을 받게 되어 그곳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한
부분으로 미는 것밖에 되지 않으며, 다른 부위에는 충분한 힘이 들어가지 않기 때
문에 밀려고 해도 결국 밀릴 수밖에 없게 되고 마는 것이다.
가령 중심선을 지킨 자세를 취하지 않고 전신의 힘을 총동원하여 서로 밀기를 한
다면 어떻게 될까. 설사 힘으로 버틴다 하더라도 전신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에 미는 방향으로밖에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중심선을 지킨 자세는 신
체의 어느 부위도 긴장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미는 힘을 막으면서 전후좌우 자재
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태를 움직임 중에서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아이키
도의 자유자재한 기술을 가능케 한다.
앞발에 약간 중심을 두는 것은 앞발의 엄지발가락을 받침점으로 한 몸놀림 외에
중심선을 좌우로 흔들지 않고 몸을 이동시키기 위한 것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이 자세에서의 전진 방법이 소위 '밀어걷기'이다. 현대검도에서 보여주고 있는 밀
어걷기는 일차로 중심을 뒤로 옮겼다가 그 반동을 이용하여 발을 내딛는 것이 보통
이다. 그러나 아이키도에서는 앞발에 중심을 두었던 자세 그대로, 무릎의 반동을 사
용하지 않고 스므스하게 신체를 이동시킨다.
뒷발의 버팀을 늦추지 않은 채 앞발의 무릎의 힘을 빼고 발을 조금 뜨게 한다. 중
심이 앞에 걸려 있기 때문에 자연히 미끄러지는 것처럼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이동하면 허리를 크게 상하로 움직이는 일도 없게 되고, 중심선이 좌우로
흔들리는 일도 없게 된다.

"설령 허리의 위치가 낮아지는 동작중 뒷발을 구부리는 듯한 체형이 되었다 하더
라도, 허리부터 목에 이르는 선은 변치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떠한 동작 중에도 중
심선을 항상 유지하는 것을 몸에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부라고 할 수 있겠습
니다."

(4) 자기의 힘 + 상대의 힘

시오다 관장이 전쟁 전에 우에시바 모리헤이에게 사사하고 있을 때, 당시 우에시
바 모리헤이의 지도방법은 오직 자기 기술을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세부적인 것은
일체 가르치지 않고 질문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몸으로 체득한 기술을 입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머리로 생각하는 이론 따위는
가르치지 않겠다. 보이는 것으로써 전하고 그것을 연구하여 깨닫는 것이 참된 자기
기술을 터득하는 비결이다.
대략 이런 교습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중에 시오다 관장은 팽개쳐지고 눌림을 당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에시바
모리헤이 같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까, 하고 침식마저 잊은 채 고심했다고 한다.
연구를 거듭하던 중에 점차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리헤이 선생의 누르는 방법은 상대의 신체를 한껏 신장시킨 상태에서 누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는 다시 반발할 힘을 내게 됩니다. 그러나 신체를 한
껏 펴게 하면 힘을 낼 재간이 없습니다. 때문에 스므스하게 상대의 신체를 신장시
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의 상태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 등등 그러한 것만을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기술을 분석하여 집대성한 결과 합리적인 아이키
도의 체계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하나의 기본적인 수련 방법으로 이 자세가 생기게
된 것이다.
어떠한 움직임중에서도 중심선으로부터 손발을 벗어나게 하지 않고, 축 자체도 흔
들리지 않게 하는 힘이 중심력. 중심을 조절한 결과 하나로 집결되는 전신의 총합
력이 집중력. 중심력, 집중력을 상대에게 맞추어 발휘하는 힘이 호흡력―이러한 것
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아이키도의 정교한 기술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호흡력이란 '아훔'(역자 주:씨름 등에서 쌍방이 동시에 일어나기 위해 호
흡을 맞추는 일)의 호흡으로, 상대에 맞추는 호흡이란 뜻이다. 단순한 들숨, 날숨의
호흡이 아니다.
근육의 힘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면 자기보다 강한 힘을 가진 상대는 결코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전신의 균형에 따라 생긴 총합력이 손발에 잘 들어맞으면 근력 이
상의 힘이 된다. 그것을 실제의 기술로 활용하는 것이 호흡력이다. 임기응변으로 상
대의 힘에 맞추는 것, 상대의 스피드를 포착하는 타이밍,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 등
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상대의 힘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 아이키도가 추구하는 기술입
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힘' + '상대의 힘'이 되며, 결국 상대는 스스로의 힘으로
당하고 마는 것처럼 되고 맙니다. 파도타기와 같이 상대방의 힘을 타는 이치입니다.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는 경우에도 상대가 치는 속도에 타이밍을 맞추어 막아냅니
다. 느슨하게 받거나 강하게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어느 것이든 부딪쳐서는 안됩
니다. 부딪치는 일은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것과 직결됩니다. 아이키도에 있어서는
힘으로 밀고 당기고 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이 센 자가 이
기게 되는 것이 되어 기술이라고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시오다 관장은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5) 가장 강한 자세

"강하고 이치에 합당한 모습에서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누가
보아도 그것에 빨려드는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싸우고 싶은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지요. 진정한 자세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상대
의 적대심, 반항심을 없애버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방식으로 적대 행위를
없앨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입니다."

이런 강함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세를 올바르게 행하는 것부터 추구해
야 한다. 기술을 연마하고 실천해나가는 동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세의
근본이 흐뜨러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더라도 최고의 기술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대립하면 상화(相和)한다.
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대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투쟁심을 전부 없애버린다, 라
는 뜻이다.
이 강함이야말로 단순한 힘의 강함과는 거리가 먼,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적인
강함인 것이다.
이러한 수준까지 수련하는 것이 곧 자세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
다. 이같은 사람이라면 실제로 대결을 하더라도 평상시의 움직임이 그대로 기술이
될 것이며, 그 이전에 어느 누구도 공격하려는 마음을 품지 않게 할 것이다. 여기까
지 이르러서야 진정한 무도를 습득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에는 기술 자체도 없어지게 됩니다. 걷는 모습이 곧 무도 그 자체가 되지요.
나는 아직도 거기까지 이르려면 멀었습니다. 더더욱 정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겸허한 시오다 관장의 말이다.

"자세를 위한 자세를 연마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취하여지는 자세가 되지 않
으면 안됩니다. 사람과 마주하여 대화를 나눌 때에도 자신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
연히 훌륭한 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수련을 거듭해나가면 아이키도에서 말
하고 있는 '집중력'이라는 것이, 단순히 힘을 모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몸
과 마음과 행동을 일치시켜 일상생활에까지 연관을 맺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중심
선을 바르게 한다는 것도, 그저 단순히 신체의 선을 똑바로 하는 자세의 얘기만으
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바르게 하고 사물을 올바르게 포착한다고 하는 광
범위한 선상에서 얘기되어져야 함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무도가 진
정으로 자신의 인생 속에 살아 있게 된다고 할 수 있지요."

진정으로 몸에 붙는다고 하는 것은 그것 그대로 모습에 나타남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다.
라는 것은 평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이미 훌륭한 자세 그 자체가 되어 있어야
할 정도로까지 수련을 쌓는 일일 것이다.


8. 초심자 지도 일례(一例)


초심자에게 자세를 익히게 하는 지도법은 지도자마다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아키
다(秋田) 현의 도장에서 소년 지도에 종사하고 있는 오쿠야마 교스케(奧山京助) 범
사 8단의 지도법을 소개하기로 하겠다.

(1) 죽도를 들기 전에 올바른 보행법을 연습시킨다

등을 자연스럽게 펴도록 한 후, 무릎 관절을 온건하게 하되 발끝이 전방을 향하도
록 하여 일직선상을 소폭으로 걷게 한다. 이러한 보행중 오른쪽 발이 앞으로 나왔
을 때 멈춘 자세가 검도의 기본 발자세와 상통한다. 이론적으로 형(型)을 연습시키
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부터 자세를 익히게 하는 것이 초심자들에게는 받아
들이기 쉬운 것이다.

(2) 발의 폭을 연습시킨다

이것도 죽도를 들지 않고 연습시킨다. 제자리에서 점프하되, 착지할 때마다 좌우
의 발을 오게 한다. 몇번이고 계속되는 동안에 오른발이 앞에 와 착지하였을 때가
검도의 기본자세에서 발의 폭과 연관된다, 라는 지도법이다.

(3) 올바른 정좌 자세를 몸에 배게 한다

초심자뿐만 아니라 일반 수준에도 적용되는 올바른 자세의 숙달 방법이다. 정좌
(正坐) 자세를 취하게 함으로써 검도의 기본자세를 익히게 한다.
즉, 정좌 시 "허리가 앉아 있다"라는 기분이 들게 하여 상반신이 힘찬 안정감을
이루도록 한다. 그 자세를 서서도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자주 정
좌를 하게 함으로써 허리의 힘으로 상체를 유지하는 법을 몸에 배도록 한다.
연습의 전후에 행하여지는 정좌는 실제로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과 같은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한다.


9. 자세의 '마음가짐'

자세를 좋게 하는 것만이 기술을 향상시킨다고는 할 수 없다. 다리 힘이 부족하면
탄력있는 타격을 할 수 없고, 타격시 손매무새가 적합하지 못하면 훌륭한 기술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어지러워져 있으면 좋은 자세는 물론 좋은 검도
를 할 수 없다. 검도의 출발점인 겨눔 자세를 올바르게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와 동시에 '마음가짐'을 수련해가는 것도 기술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향상이 느린 사람이나 슬럼프에 빠진 사람 등은 마음가짐이 바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
상대에 대하여 겨눔세를 취할 때 중요한 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있다.

(1) 자기의 검선을 상대방의 중심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쓸 것.
(2) 공격을 당하여도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자세를 취할 것.
(3) 힘을 주지 않고, 항상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부드러움을 가질 것.

그러나 물론 이러한 자세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도 변하는가
하면, 장소의 변화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
운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 오쿠야마 범사의 함축성 있는 말을 들어보기로 하자.

"혼자 서 있을 때는 기본대로 자세를 잘 취할 수 있지만, 상대방과 대하게 되면
사정이 달라지게 되어 공격할 때에 자세가 흐트러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시합이라고 하면 더욱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연습할 때는 긴장감이 없기 때문에 잘
되어도, 시합이 되고 보면 필요 이상으로 힘이 들어가는 일이 많게 됩니다.
우리들도 그러했습니다만, 젊었을 적 시합에 나가면 이기고 싶어집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지고 싶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겠지요. 그러나 이기고 싶은 마음
이 너무 강하든지 한점을 따내고자 하는 욕심을 부리거나, 반대로 방어에 치우치든
지 하면 이상한 자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고등학생들의 시합을 보고 있노라면 매우 스피드감이 넘쳐흘러서 강한 것처럼 보
입니다. 그러나 막상 그러한 고교생이 5, 6단의 선생과 연습을 해보면 역시 격이 다
릅니다. 그만큼의 스피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음가짐이라고나 할까, 마음이 어지
러워져 자세가 흐트러지고 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강하고 호쾌한 타격도 나오지 못
합니다. 검도 수련자는 고교생과 같은 적극적인 공격 자세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뱃
속에 넣어두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연습이나 시합에 임하는 것이 대단
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자신의 자세를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끊임없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그 마음을 단련하기 위하여 검도는 몇십년에 걸쳐서 수련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세도 그러하지만 검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지적에 솔직하
게 귀를 기울이는 일입니다. 자신은 좋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다른 사람
의 눈으로 보게 되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지적이나
조언을 받게 되면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연구하는 것이 자기발전과 직결됩니
다. 이러한 겸허한 자세도 검도 향상을 촉진시키는 하나의 마음가짐이라고 할 것입
니다."


10. 신체 각 부위의 자세

검도 기량이 뛰어나거나 고단자 중에는 중단 자세가 기본 자세와는 다른 검사(劍
士)도 적지 않다. 그러한 자세는 그 사람의 장기간 수련과정에서 가꾸어진 하나의
개성이며, 그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완성에 가까운 자세를 취하는 검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일반적으로는 자세가 원인이 되어 더이상의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검사
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와 같은 경우도 좀처럼 헤어나오기
가 어렵다.
이럴 때는 다시 한번 초심자로 돌아가서 자신의 자세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
본적인 자세를 이제라도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은 자신의 검도 수준 향상에 하나의
도약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1) 검선(劍先)

검선(劍先=칼끝)의 높이는 자신의 가슴으로부터 목 부근에 유지한다.
상대와 맞서고 있을 때는 검선의 연장선상이 상대의 양눈 사이를 겨누도록 한다.
사람에 따라 상대의 왼쪽 눈을 겨누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실전적이기는 하지만 기
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정중선상이다.
(* 나의 경우 : 나는 중단 대적시 검선의 연장선상이 상대의 목 부위에 가 닿게
한다. 따라서 나의 칼끝의 높이는 명치, 혹은 명치보다 약간 낮다. 내 소견으로는
검선이 높으면 공격하기가 쉽고, 낮으면 수비하기가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높이가 아니라 검선에 자신의 기를 얼마나 모았느냐, 이다. 흔들림 없
는 검선,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칼끝의 감각―이것에 신경을 쓴다.)

(2) 눈(目)

상대의 눈을 보도록 하면서 전신을 보도록 한다. 째려보려고 한다든가, 혹은 치고
하 하는 마음으로 특정 부위를 본다든지 하면 신체의 어딘가에 힘이 들어가게 되므
로 자연스럽게 상대를 보는 연습을 한다.
자기에게 알맞는 호면을 바르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호면 가로쇠의 7번과 8번(위로부터) 사이를 통해 수평으로 상대를 보지 않으면
자세가 나쁘게 되어버린다.
(* 나의 경우 : 나는 일부러 굳이 상대 눈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보이
는 대로 할 볼 뿐이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 눈을 볼 때도 있고, 몸 전체를 볼 때도
있고, 손을 볼 때도 있고, 죽도 끝을 볼 때도 있다. 일부러 보려는 것이 아니고 그
냥 그렇게 보인다. 이것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3) 겨드랑

너무 조이지도 말고 너무 늦추지도말고, 겨드랑 아래에 달걀을 넣고 떨어뜨리지도
않게 깨드리지도 않게―그와 같은 기분으로 자세를 취한다.
(* 나의 경우 : 나는 겨드랑을 약간 조이는 듯한 느낌으로 자세를 취한다. 그것이
약간의 긴장감이 있어서 좋고 편하다. )

(4) 팔꿈치

양팔꿈치는 튀어나오게 벌리지도 말고, 펴지지도 않게 여유를 두는 것이 중요하
다.
오른쪽 팔꿈치가 뻗어지는 사람은 죽도 쥐는 손의 위치가 너무 앞으로 가 있지
않은가 확인한다. 왼쪽 팔꿈치가 뻗어 있는 사람은 왼주먹의 위치가 낮아지기 쉬으
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 나의 경우 : 팔꿈치 아랫부분이 아래를 향하도록 하는 데 신경쓴다. 그리고 양
팔꿈치의 위치를 내 몸통보다 약간 앞으로 나오게 한다. 즉 양손과 팔꿈치와 어깨
로 이어지는 팔 전체의 모양새를 삼각형, 혹은 유선형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것
이 공격적인 검도를 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 같다.)

(5) 무릎

양쪽 무릎 공히 너무 굽히지 말고, 너무 뻗지도 말고, 전후좌우로 언제든지 신체
를 옮길 수 있도록 무릎의 관절 힘을 빼서 편하게 한다. 무릎의 유연함은 공격과
방어의 유연한 대응과도 직결된다.
(* 나의 경우 : 나는 뒷발의 오금을 거의 팽팽히 펴는 편이다. 이를 테면 팽팽하
게 당겨진 활 시위처럼 말이다. 손을 놓았다 하면 강하게 발사되는 화살과 같은 기
분으로 내 몸 전체를 뒷발 오금과 연결시켜 놓는다. 역시 공격에는 용이하나 수비
에 약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른쪽 무릎은 상당히 편안한 상태를 유
지하려 한다.)

(6) 발

양발의 앞뒤 간격은 발 뒤꿈치로부터 발 뒤꿈치까지가 약 반보의 거리.
큰 폭이 아닌 소폭(일보가 아닌 반보)으로 보행하다가 오른발이 앞으로 나왔을
때 멈춘 상태가 올바른 자세이다. 발끝은 좌우 공히 정면을 향하도록 한다.
왼발의 발 뒤꿈치는 너무 들지 않도록 주의하며 약간 띄운다. 오른발의 뒤쪽은 전
체가 붙도록 하되, 기분상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리도록 한다. 양발에 체중을 두
는 비율은 평균 5 : 5로 한다.
(* 나의 경우 : 이것은 사람마다 틀리다. 어떤 사람은 앞발 : 뒷발 = 6 : 4로 하기
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몸의 중심을 앞발에 7, 뒷발에 3 정도로 극히 공격적인 자
세를 취한다. 단 몸을 버텨주는 힘은 앞발에 3, 뒷발에 7을 둔다. 따라서 나는 대체
로 오른발이 마루에 닿을 듯 말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자세의 단점은 발놀
림이 용이하지 못하고 수비하는데 곤란한 점이 많다. 대신 나는 상대 공격시 받아
치기를 한다.)

(7) 목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세운 듯이 한다. 호면을 쓰면 그 무게로 인하여 뒤로 제키
든지 앞으로 숙이든지 하기 쉬운데, 항상 턱을 잡아당기고 등과 후두부를 일직선상
에 있게 하는 것처럼 생각을 갖는다.

(8) 등

자세를 좋게 보이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등이다. 등 역시 자연스럽게 펴는
것이 좋다. 젖혀지지 않도록 등의 힘을 빼어 편안하게 하고, 가슴을 느긋하게 펴고,
양 어깨의 힘을 빼 늘어지듯이 한다. 등을 펴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화되도
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도를 하면 자세가 좋아진다.
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 반대로
―검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등을 펴라.
라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의 경우 : 나는 키가 크고 마른 편이라 어깨와 등이 상당히 굽은 편이다. 그
래서 초심자 시절 '등을 펴라'라는 지적을 매우 많이 받았다. 일부러 등을 펴고 운
동을 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그 덕분인지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등이 펴지고 어
깨도 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검도를 멋있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가 어깨와 등
이 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다.)

(9) 오른손

죽도 파지법 중 오른손의 경우는 식칼을 쥐는 요령으로 한다. 옆에서가 아니라 위
부터 쥔다. 새끼손가락, 약지, 가운데손가락을 조이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가볍게
감아쥔다. 전체적으로는 알을 쥔 거와 같이 살짝 감싸쥐는 것이 좋다.
다만, 손잡이와 손바닥 사이가 너무 느슨하면 재빠른 반응을 할 수 없다. 또 엄지
와 집게손가락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 손목의 스냅이 듣지 않게 되어 어깨까지 힘이
들어간다.
손매무새는 기술의 발휘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므로 의식적인 연습을 통하여 빠
르고 바르게 쥐는 요령을 체득해야 한다.

(10) 왼손

왼손의 파지법은 검도의 정확한 자세와 직결된다. 새끼손가락은 손잡이 끝머리부
터 감아쥐고, 이어 약지·가운데손가락을 차례로 감아 조인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가볍게 덧붙이듯 쥔다.
왼주먹의 위치는 배꼽으로부터 주먹 하나 정도 앞으로 내고, 주먹 하나 정도 아래
로 내린다.
정중선상에 고정시키고 죽도를 받치는 기분으로 쥔다. 손잡이가 타원형인 목검을
쥐면 올바른 손매무새의 요령을 체득하기가 쉽다.
(* 나의 경우 : 권총을 쥔 모양새를 한다. 초심자 지도시에는 목검으로 기본동작
을 익히게 한다.)

(11) 손의 위치

오른손 위치의 결정 방법―죽도 손잡이 끝머리를 오른쪽 팔꿈치 안쪽에 댄 다음,
죽도를 수평으로 누인다. 이어 팔꿈치를 축으로 죽도를 세운다. 오른손의 바닥이 닿
는 곳이 적합한 오른손의 위치이다. 그 위치부터 코등이까지의 간격이 너무 벌어졌
으면 손잡이가 짧은 죽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왼손은 기본적으로 손잡이 끝머리를 붙이듯 쥐는 것이 좋다. 사람에 따라서는 끝
머리부터 새끼손가락 반 정도 나오게 쥐는 경우도 있다. 수련을 쌓아가는 중에 자
기에게 적합한 위치를 파악하도록 한다.

(12) 허리

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허리의 중심을 약간 올리는 듯한 기분으로 편다. 구
체적으로는 자연체 상태에서 상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배꼽 밑을 뒤로 빼는 듯이
엉덩이를 비스듬히 위로 내미는 듯한다. 그 상태에서 머리와 오른발을 거의 평행하
게 한다.
왼발의 뒤꿈치는 들어올리면서 앞으로 내놓기 직전의 모양새를 한다.

(13) 배

복식호흡을 행하고, 아랫배(배꼽 밑 3촌 정도)에 힘을 넣는다. 아랫배에 힘이 모아
지면 자연히 어깨에서 힘을 빼기가 쉽다. 또 중심을 아래로 내려 허리의 안정을 취
한다.
검도에서 일반적으로 입는 바지를 입지 않고 통이 넓은 바지를 입는 것은 아랫배
를 졸라맴으로써 단전에 힘이 들어가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장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1. 참고 사항―중국권법의 가르침

(1) 허령정경(虛領頂勁)

령(領)은 목줄기, 정(頂)은 머리의 정점. 목줄기의 힘을 빼고, 머리 윗부분을 밀어
올리는 듯이 하며, 목은 똑바로 세운다. 턱은 자연히 당겨지게 된다.

(2) 미려중정(尾閭中正)

미려는 항문 근처에 있는 경혈, 혹은 등마루뼈 끝이다. 항문을 치켜올리는 것처럼
하되, 엉덩이를 앞으로 내고 미려가 두정부의 수직선상 아래에 오게 한다. 이를 제
항(提肛)이라고 한다. 즉, 엉거주춤한 자세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때 배꼽은 위쪽을 향하게 한다.

(3) 입신중정(入身中正)

허령정경과 미려중정에 의하여 두정부와 미려를 수직 상태에 만든 후 신체를 직
립한다. 이것이 운동의 축이 된다. 또 허령정경에 의해 경추, 척추, 요추의 관절 사
이에 여유가 생겨 기혈의 유통이 원활하게 된다.

(4) 원당(圓 )

원당이란 가랑이를 말한다. 원이란 가랑이 사이를 원(호)으로 하는 것. 고간이 예
리한 각의 상태로 있으면 고간의 경락은 호스가 접혀진 상태와 똑같이 되어서 기혈
의 순환이 침체된다. 건강에도 좋지 않고, 강한 힘을 발휘할 수도 없다.

(5) 함흉발배(涵胸拔背)

기력을 가슴에 담고 등에서는 뺀다, 라는 뜻으로 가슴을 펴지 않고 등을 펴는 일.
다만, 극단적으로 가슴을 들이밀어 등을 둥글게 하는 것은 잘못. 본래는 상대를 타
격하기 전의 발경(發勁=경은 압축한 강한 힘. 그것을 발휘하는 일. 축경이라고도
함)의 준비 동작.

(6) 침견(沈肩)

어깨를 낮추는 것, 혹은 가라앉히는 것. 운동중에 어깨가 올라가면 기혈의 순환이
차단되어 배꼽 밑 단전으로부터 나오는 힘이 중단될 뿐 아니라 하반신의 힘도 차단
되어 버린다.

(7) 추주(墜 )

팔꿈치를 떨어뜨리는 것. 즉 팔꿈치가 올라가면 목의 혈이 막혀버려서 손끝까지
힘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또 팔꿈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실전에 있어서도 위험
에 빠지기 쉽다.

(8) 이목평시(二目平視)

두 눈이 수평선상에 있는 것. 즉 얼굴이 좌우로 기울어지지 않는 것. 얼굴이 좌우
로 기울어지면 기혈의 순환이 치우치게 된다. 실전에서 위험에 빠지기 쉽다.

(9) 전신송개(全身 開)

전신의 힘을 빼서 느긋하게 하는 것. 기혈의 순환을 부드럽게 하고, 필요에 따라
여러 곳에 기혈을 집중시킬 수가 있으며, 강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만일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그 부분에 힘이 정체되어 기혈의 원만한 순환
을 방해하며, 따라서 기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건강상에도 장애가 생긴다. 단순히 전신에서
힘을 뺄 것이 아니라 다른 항목의 주의사항을 준수하고, 정신적으로도 일정한 긴장
을 유지할 것.

(10) 송요( 腰)

허리를 부드럽게 한다는 뜻. '허리는 신체의 주인', '허리는 운동의 주축'이라는 말
이 있듯이 운동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만일 동작을 시작하기 전부터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유연성이 없어져 스므스한 회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작이 불완전
할 뿐만 아니라 기혈의 순환도 방해받아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11) 심기침정(心氣沈靜)

호흡은 코로 조용히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되, 그 숨을 배꼽 밑 단전에 집중시킨
다. 이 방법은 기침단전(氣沈丹田)이라고도 한다. (태극권에서는)혀끝을 위턱 이의
뒤쪽 부분에 붙여놓고, 숨을 들이마실 때는 항문을 조여올리는 듯하고, 내뱉을 때에
는 늦추어주는 듯하는 것이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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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정거합도 교본 file Alex 2012.06.19 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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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거리 솔나무 2009.11.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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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발의 움직임 솔나무 2009.11.13 2003
46 정중동 솔나무 2009.10.0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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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본국검법 순서 솔나무 2008.07.23 5506
42 북진일도류 솔나무 2008.07.23 3019
» 검도와 자세 솔나무 2008.07.23 2538
40 수련자의 비전어록 솔나무 2008.07.23 2291
39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 솔나무 2008.07.23 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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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심의 머리치기 솔나무 2008.07.23 2262
34 검도용어(승단필기 시험) 솔나무 2008.07.23 7132
33 연격 솔나무 2008.07.23 4889